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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31 01:09

2012.10.15 터키여행2 - 자연이 빚은 카파도키아의 예술 작품 2012 터키 (작성 중)

여행 둘째날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짐을 싸서 바로 숙소를 나서야 한다.
아내와 내가 들고온 캐리어 2개는 숙소에 맡긴 후 내일 모레 찾기로 하고, 가벼운 등짐 하나씩 둘러메고 출발한다.
 
이스탄불의 사비하 괵첸 국제공항, 이곳에서 터키 국내 항공기를 타고 내륙 카파도키아 지역의 카이세리로 이동한다.
버스로는 10~12시간 정도 걸리는 꽤 먼 거리이기에 보통은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지만, 조금은 편한 여행을 추구하는 우리의 여행 스타일에 맞추어 저가 항공사의 비행기표를 사전에 예약해두었다.
이른 아침의 비행기를 타고 점심 무렵에 도착해서 오후에 로즈 밸리 투어를 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여유로운 일정이지만 알지 못하는 곳이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그 두려움을 새로운 경험으로 불식시키고 영원히 간직될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 여행이 주는 매력이다.

어제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이스탄불 시내까지 벤을 이용해 편하게 왔듯이 사비하 공항을 가기 위해서도 사설 벤을 예약 해두었다. 구도심에 있는 호텔 몇곳을 돌면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여행자들을 태운 후에 도심을 벗어나 공항으로 이동한다. 사비하 공항은 주로 유럽과 터키내 저가 항공사들이 이용하는 공항으로 시내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아침이라서 차가 안 막히기에 어제보다는 쾌적하게 이동한다. 어제 오후 짦은 시간동안의 이스탄불과의 만남은 내일모레로 미뤄두고 우리는 카파도키아로 떠난다.

사비하 공항이 규모가 작은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꽤 크다. 유럽 내 저가 항공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항으로 도심에서 거리가 조금 먼 단점이 있지만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하는 우리 서민들에게는 좋은 조건을 제공해준다. 라운지도 잘 갖추어져 있어 간단히 요기를 채울 수도 있다. 

간단한 아침 식사 후 비행기에 탑승한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페가수스 항공. 특별한 서비스를 원하지도 않는 우리 부부에게는 저가 항공이어서 불편한 점은 없다. 꽤 규모가 큰 항공사인 듯 유럽 도시 곳곳을 운행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카이세르의 왕복 항공권은 둘이 함께 해서 우리돈 23만원. 한사람 12만원정도로 정말 저렴하다. 우리나라에도 저가 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했으니 여행이 더욱 즐거워질테지.

약 두 시간동안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목적지인 카이세리에 도착한다. 카파도키아 지역을 가기 위해서는 네브쉐히르 공항으로 가는 것이 가깝지만, 이곳은 이스탄불에서 하루 한편의 항공기만 운행하기에 새벽에 이동하는 우리 일정과는 맞지 않는다. 카이세리 공항에서 한시간 반정도 벤을 타고 이동하면 되고, 평탄한 고워지대에 잘 포장된 도로를 달리면서 창밖의 아나톨리아 고원을 바라보는 것도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 이스탄불에 처음 도착해서 묵은 신밧드 호스텔, 시설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친절한 매니저 덕분에 터키 여행을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
<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공항에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다들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준비한다. >
< 다행히 사비하 공항에도 라운지가 있다. 아침 식사를 즐기며 비치된 여행 책자에서 내일 아침에 맞이할 벌룬 투어를 신나게 본다. 우리도 곧 열기구를 타고 둥실둥실 하늘을 떠다닐 거다.>
< 샌드위치 과일 커피, 든든한 아침식사 > 
< 카이세리지역 공항에도 차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터키에는 주로 유럽산 자동차들이 다닌다. 벤도 벤츠와 폭스바겐 제품이 주를 이룬다. >
< 공항 청사 밖 풍경, 카파도키아 여행의 관문이기는 하지만 시골 동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카파도키아 지방의 중심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카이세리는 양탄자, 칼림의 최대 생산지라고 한다. >
< 저 멀리 보이는 설산, 에르지예스가 보인다. 해발 3,917m. 검색해보니 저 곳에 꽤 유명한 스키 리조트가 있단다. >
< 여행은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어색한 미소 >
< 중앙 아나톨리아 지역의 중심지 카파도키아. 터키를 여행한다면 꼭 들러야되는 필수코스다. >

카파도키아 여행의 중심도시 괴레메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어느 여행지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기념품가게들과 터키 케밥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소박한 마을을 꾸미고 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로즈투어 사무실. 공항에서 탄 봉고차가 친절하게 사무실 앞에서 우리를 내려준다. 이곳에서 오늘 저녁에 있을 로즈밸리투어와 내일 새벽의 벌룬투어, 그리고 하루종일 진행될 레드 투어 일정을 확인한 후에 숙소를 안내 받는다. 예약한 숙소는 괴레메 캐슬 케이브 하우스. 언덕 위에 있는 동굴 숙소로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돌의 찬기가 방안에 가득하다. 밖은 따뜻한데 방은 약간 으실으실하다. 오늘 하루는 이곳 동굴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저녁 무렵의 로즈밸리투어 시간까지 시간이 꽤 남아 있다. 무얼할까 하다가 숙소 위쪽의 테라스로 나가본다.
와, 눈이 시려울정도로 파란 하늘과 버섯처럼 송송 솟아있는 바위들, 그 사이에서 소박하게 자리잡은 집들이 복잡한 이스탄불과는 다른 따뜻한 자연의 풍경을 만든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화보가 될 수 있는 풍경.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조각가가 만들어낸 작품이 액자라는 틀 없이 내 두눈으로 가득 들어온다. 정말 멋지다.
 
파라솔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 아내와 함께 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 고양이 한마리가 그동안 심심했는지 우리 곁을 서성이며 아양을 떤다. 여행이 주는 소박한 즐거움.

< 동굴호텔의 객실 내부, 바닥의 카펫이 그나마 따뜻한 느낌을 전해준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지 큰 침대가 두개나 있다. >
< 숙소 테라스에서 바라본 괴레메 풍경. 송송 솟아있는 바위들은 '요정의 굴뚝'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
< 바위 안에 구멍 뚫린 곳이 대부분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동굴 호텔 들이다. 건물을 위로 짓는 대신 안을 파들어가는 건축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 > 
< 시야를 가리는 건 자연이 빚어낸 '요정의 굴뚝' >
< 날씨가 좋으니 내 기분도 참 좋다. >
< 카파도키아 풍경 한눈에 펼쳐보기. (클릭하면 커져요.) >
< 정재형과 장윤주가 함께 부른 '지붕 위의 고양이'를 찾아 들어보세요. >
< 트위터로 만나는 강풀 작가의 고양이들 빼고는,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는데, 터키 고양이는 참 좋다. >
< "아 눈꼴 시려라. 칫", 외면하는 고양이 친구 >
< "아 따뜻한 햇살이 좋아." >
< "이 자세가 세상에서 제일 편해요." >
< 나를 따라한 고양이 >
< 소박한 시골마을 괴레메 산책하기 >

로즈 밸리 투어는 두시간정도 진행되는 산책 코스다. 숙소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이 거시적인 아름다움을 전해주었다면 이제 그 안으로 들어가 미시적인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이다. 숲속에 들어가 이곳에 살고 있는 꽃과 나무를 보는 것처럼.

이 투어의 가격은 1인당 만원정도로 저녁 식사 한끼의 가격이다. 봉고차로 우리를 시작부분에 데리고 가서 가이드와 함께 산책을 마친 후 시내로 다시 데려다준다. 보통 이런 투어의 경우 가이드의 능력에 따라 즐거울 수도, 지루할 수도 있기에 운이 좋아야 한다.
아주 다행히 우리를 안내해 준 아저씨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걸어가다 사진 찍느라 정신 없는 우리 부부를 배려해준다. 여러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동굴 교회에 새겨진 프레스코화를 보고 있자니 박해를 피해 척박한 이곳에 정착했던 초기 기독교인들의 신앙심에 마음이 경건해진다. 종교적인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과 폭력은 이를 목적이 아닌 인간 욕망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어떤 종교이던 사람이 많이 모이고 교세가 커지면 욕망의 도구로 변질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종교가 주는 따뜻한 평안함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무섭다.
< 로즈 밸리 투어의 시작, 오후 네시쯤에 시작해서 노을지는 풍경을 바라보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
< 아차, 인증샷을 남겨야지. >
< 7개월차에 접어든 신혼 부부 >
< 바람에 의해 깎인 바위가 부드러워 보인다. >
< 십자가 아래에서 고대인들은 어떤 기도를 했을까. >
< 끝없이 펼쳐진 기암괴석의 향연, 이곳은 카파도키아 >
< 멀리서 바라보면 바위로 이루어진 숲이 보인다. >
<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이 제한된 동굴도 있다. >
<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포도나무. 열매 한알 떼서 먹으니 단맛이 온몸을 짜릿하게 흔든다. 너무 맛있어서 보이는 족족 따 먹었다. >
< "신랑 안녕?" >
< 저녁 무렵이 되자 하늘에서 열기구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 본 열기구의 모습! 내일이면 우리도 저 위에 올라간다. >
< 사진으로 봐도 먹고 싶은 포도. 입 안에 침이 샘솟는다. >
< 재밌겠다! 얼른 타고 싶다! 무섭겠다! >
< 로즈밸리 투어의 하이라이트 언덕 교회(이름을 잘 모르겠다).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프레스코 성화를 붉게 물든 저녁 노을빛으로 볼 수 있다. > 
< 프레스코화란 인류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양식으로 기원전 3,000년 미노스 문명인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벽화도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졌다. 방금 회를 칠한 뒤에 안료로 그림을 그려 벽이 마르면서 자연스레 색이 베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
< 보존 상태가 매우 훌륭한 프레스코화, 누군가의 종교적 신념과 긴 시간동안 들인 정성에 마음이 따뜻하다. > 
< 바위산이 붉게 물들고 있다. 해가 서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
<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예술을 하든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었다. 그 시간을 바라본다. >
< 카파도키아의 대자연. (클릭하면 커져요.) >
< 항상 앞을 바라보는 사진만 찍을 수는 없다. 색다른 모습으로 촬영한 사진. 마음에 든다. >

나에게 터키는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를 읽으면서 가까워졌다. 삽화나 사진 한장 없는 독특한 형식의 이 책은 수천킬로미터에 달하는 실크로드를 오롯이 몸뚱아리만을 의지해 3년에 걸쳐 걸은 작가의 경험담이 기록되어 있다. 가벼운 여행기가 아닌 삶의 철학이 담긴 책이라고 감히 평해본다. 두꺼운 3권이기에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작가가 묘사한 상황을 상상하며 즐겁게 읽었다.

그 책의 시작이 '아나톨리아 횡단'이다. 1권에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은 그 역할을 상실하고 척박해진 비단길을 걷는 작가의 힘겨움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아나톨리아 비단길 투어를 만들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대상이 묵었던 숙소를 다시 일으켜 세워 여행객들에게 먹거리와 쉼터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중국 시안까지 연결하는 세계 최장거리 여행길. 상상만해도 짜릿하다.

< 구름터의 추천도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오래된 책이어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괴레메, 아내가 터키에서 먹고 싶은 요리가 있다.
바로 '항아리 케밥'. 이곳 대부분 레스토랑 밖에는 항아리 케밥의 흔적이 널려있다. 여기 오면 으례 반드시 먹어야 하나보다. 화분처럼 빚어낸 항아리에 고기와 야채 소스를 넣고 뚜겅을 덮어 밀봉한 다음 불에 구워낸 요리다.

고기가 정말 맛있게 잘 익었다. 꽤 오랜 시간 걸어서 지친 아내와 나의 몸에 원자력 에너지와 같은 힘을 불어 넣는다.
자연의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샐러드와 함께 케밥을 먹으니 이번 여행도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 한마리가 아내에게 재롱을 피우며 고기를 얻어 먹는다. 이 고양이, 평생 먹는 걱정 없이 살 팔자를 타고 난 것 같다.

이스탄불에서 괴레메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음에도 우리 부부는 씩씩하게 잘 놀았다.
내일의 여행을 위해 이제 동굴 호텔에 들어가 잠을 청해야지.

< 소박하지만 맛있는 터키 음식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
< "언니, 저 한 입만 주세요.", "그래그래 이쁜아." >
< 여행지에서 식사는 탁 트인 곳에서 하는 게 좋다. 느껴지는 음식 맛이 다르다. >
< 하나 둘 켜지는 동굴 숙소의 불빛들. 우리도 저 안에 들어가 잠을 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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