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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30 00:10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짧은 감상

책을 읽고 독서세미나를 마친 후, 2주의 시간이 지났다.
여러번 감상문을 쓰려고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실패(?)한 것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들이 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충 마무리를 짓기에는 책이 나에게 준 감동이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느낌을 떠올려 본다.
극의 초반부에 두목이 조르바를 만나고, 조르바의 과거 기행과 여성 편력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도대체 왜' 내가 조르바라는 인물에 열광을 해야 하고, 그가 행하는 행동을 이상적(理想的)으로 봐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 두목이 조르바와 함께 생활을 하며 그가 하는 이야기,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는 동안, 어느덧 나도 두목이 되어 똑같이 조르바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다 아래 장면에서 머리에 후라이팬 같은 것이 땡~하고 때리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된다.

사면을 내려가면서 조르바가 돌멩이를 걷어차자 돌멩이는 아래로 굴러 내려갔다. 조르바는 그런 놀라운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걸음을 멈추고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나를 돌아다보았다. 나는 그의 시선에서 가벼운 놀라움을 읽을 수 있었다.

"두목 봤어요?"
"......"
"사면에서 돌멩이는 다시 생명을 얻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심 놀랍고도 기뻤다.
(아무렴. 무릇 위대한 환상가와 위대한 시인은 사물을 이런 식으로 보지 않던가! 매사를 처음 대하는 것처럼! 매일 아침 그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본다. 아니, 보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청년도 아니고 중년도 아닌 어중간한 인생의 전환기에 서 있는 서른 다섯의 나이. 나이에 맞지 않게 유아적으로 행동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가벼운 비난과 비판에 상처를 받고, 칭찬에 우쭐대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표현은 하지 않지만) 나누는 그런 사람이다.

유아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한줄기 빛을 선사한 부분이 위에서 인용한 부분이다. 일상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 억지로라도 배우려는 몹쓸 성격에 몸도 피곤, 마음도 피곤, 친구도 피곤, 가족도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조르바는 그렇게 살라고 응원해주고 있다. 그리고 매일매일 새로운 일상을 대하고자 하는 나의 바램이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힘을 얻은 후에 웅크리고 있던 마음의 겨울을 정리하고 2주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선배, 후배, 친구, 회사 선배, 인턴했던 후배사원, 동호회 동생, 형님 등 기회가 되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만난 것 같다.

단둘이 식사나 차 또는 소주를 사이에 두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에 대한 여운이 강해서 여전히 머릿속을 맴도는 조르바와 두목.
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조르바와 두목의 삶이 공존하고 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르바처럼 거침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도전을 하고, 혹시나 하는 불안함이나 미지의 세계에 관한 것에서는 두목처럼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이 있었다.

그들이 나에게 해주는 삶의 조언들, 격려와 우려, 관심이 조르바와 두목의 입을 거쳐 나에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나를 감싸안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조르바와 두목, 니코스 카잔차키스에게 무한한 경의를 보낸다. 
누군가 "무슨 책 읽으면 좋아요?" 라고 묻는다면 이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어보세요. 진짜 재밌습니다." 라며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흐뭇한 마음으로 아주 자알 읽었다. 


역시 이 독후감도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세상에 나왔으니 부끄럽지만 널리 읽히거라~


덧글

  • midnight 2011/01/30 00:13 # 답글

    읽을려고 벼르기만 몇해째인 책인데;; 올리신 독후감 보고 다시 재결심하게 됩니다.
    올해 안엔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구름터 2011/01/30 00:21 #

    네에 꼭 보세요. 연초에 읽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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