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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13:32

공무도하 - 김 훈 짧은 감상


그의 소설을 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몇년전 여행 에세이 자전거 여행을 관심있게 읽었고, 칼의 노래, 현의 노래라는 책이 집에 있지만 아직까지 손을 대지는 않았다.

그냥 한번 읽어볼까 싶어서 집어든 '공무도하'.
책을 읽기전 제목을 바라보고 표지 그림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일지 예상해보지만, 김 훈의 소설은 도무지 어떤 내용이 될지 예상할 수가 없다. 오랜 고민과 인내를 통해 한줄 한줄 쓰여지는 그의 글 속에 들어있는 강함만이 연상될 뿐.

작가 김 훈은 컴퓨터를 쓰지 않는 작가다. 아직까지 원고지에 한자한자 힘을 주어 글을 쓴다고 한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던 시기까지는...) 글을 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사유의 깊이도 다른 사람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 난 그의 글이 솔직히 별로다. 가볍게 읽고 즐기기에는 그 느낌이 너무 진중하다.

소설 '공무도하'에는 기자 문정수, 번역가 노목희, 노목희의 선배 장철수, 문정수의 친구(?)같은 박옥출, 아이를 잃은 오금자, 딸을 잃은 방천석, 베트남에서 시집온 후에, 시간너머로의 저자 타이웨이 교수, 허공에 욕설을 내뿜는 신문사 차장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해망은 문정수의 10년전 군복무지역이고, 장철수가 살기위해 흘러온 곳이며, 전직 소방관 박옥출이 바다밑에 가라앉은 고철수집 사업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고, 개에 아이를 물려죽게한 슬픈 엄마 오금자가 터를 잡은 곳이고, 방천석의 딸 방미호가 간척사업 크레인에 짓밟힌 곳이다. 남편에게 도망온 후에가 장철수와 만난 곳...
2억 5천만년전에 공룡이 발자국을 남기고, 원효와 의상이 동굴 속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각자의 뜻을 이루기 위해 갈라선 곳이기도 하다.

해망이라는 곳에는 과거의 삶속에서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얽혀있지만, 막상 개인에게는 전혀 연속성이 없는 단절된 삶의 공간일 뿐이다. 결국 인간의 삶은, 더불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홀로된 공간속에 떠있는 것이다 라고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본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로맨스도 없고, 누군가를 해하는 극적인 사건도 없는 소설 '공무도하'는 결국 외로이 떠있는 개인의 섬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마무리에 실려있는 짧은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김훈의 글은 늘 이런 식이다. 
함부로 글을 읽지 말라고, 내가 글을 쓰듯 진중하게 글을 마주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한마디. 그래서 난 김훈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 작가의 말 -

나는 나와 이 세계 사이에 얽힌 모든 관계를 혐오한다. 나는 그 관계의 윤리성과 필연성을 불신한다. 나는 맑게 소외된 자리로 가서, 거기서 새로 태어나든지 망하든지 해야한다. 시급한 당면문제다.
나는 왜 이러한가. 이번 일을 하면서 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쓰기를 마치고 뒤돌아보니, 처음의 그 자리다. 남은 시간들 흩어지는데, 나여, 또 어디로 가자는 것이냐.
2009년 가을에 김훈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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