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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00:54

웹 진화론 짧은 감상

하루하루가 몰라볼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IT 세계에서 2006년 1월에 발간된 책을 읽는다는게 어쩌면 쓸모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1년이면 수많은 새로운 제품과 인터넷 서비스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격량의 IT세계.

몇달 전 점심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 겸 회사 자료실에서 이런저런 잡지와 책들을 구경했다. 전공 서적과 함께 이 책이 괜찮겠다 싶어 빌렸는데, 통 손에 잡히지 않아 책상위에 방치해뒀다가 '아~ 이 책 반납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어 갖다 주려는데, 왠지 미안하다. 빌릴때 마음과는 달리 손도 안댔다니, 책과 글 쓴이에 대한 미안함이 더해져 읽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이 책, 몇년전 당시 기술원장님께서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셨던 책이란다. 근데 사실 읽으라고 위로부터 권해지는 책은 왠지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발적 선택이 아닌 강요받은 느낌 때문일까...

우선 저자인 우메다 모치오는 60년생으로 일본에서 공부를 마치고 인터넷이 태동하던 97년 실리콘 밸리로 넘어가 그곳의 변화에 몸을 맡긴다. 97년이면 내가 학부 2학년. 동아리방에서 리눅스 시스템으로 간혹 인터넷에 접속하던 하지만 인터넷에서 특별히 놀만한게 없어서 관심을 별로갖지 않고 pc통신을 활발히 사용했던 시기이기도 하고, 구글이 채 설립되지도 않았던 이쪽 세계에서는 아주 오랜 옛날이다.

일본 출신의 저자가 10년을 실리콘 밸리에서 일을 하며 바라본 인터넷 세상의 변화를 정리한 책이다.
책이 지식을 전달할 목적으로 쓰여진 만큼 복습도 할 겸 주요 단어에 대한 정리를 해보도록 하자.


치프(Cheap) 혁명
 => 전자제품을 일찍 사면 손해라는 말이 있다. 몇달만 기다리면 우수한 제품이 더 싸게 나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터넷의 정보 접근은 거의 공짜로 이루어지고 있다. 치프 혁명이 불러일으키는 변화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저렴하게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프트웨어도 무료로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독서감상문을 블로그에 올려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도 무료다. 참으로 신기한 세상이다.

구글이 실현하는 민주주의
 => 검색 엔진을 제공하는 구글이 민주주의와 무슨 상관이냐고? 그러게... 중국에서의 갈등은 알고 있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유명한 구글의 검색 결과는 링크(연결)에 의해 이루어진다. 수많은 검색 결과 중에 이용자로부터의 링크가 많이 걸려있는 사이트가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특정 계층에 의해 정보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것을 배격한다. 구글은 자사의 사명을 "전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해서 그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유용한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의 갈등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면서, 한때 시끄러웠던 N모 포털의 인기검색어 조작 및 삭제에 대한 논란이 떠오른다. 그래서 난 N서비스를 안쓴다. 안써도 사는데 지장없더라.

인터넷의 '이쪽편'과 '저쪽편'
 => 이쪽편은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 되는 것이고, 저쪽편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글이 등록된 서버가 될 것이다. 개인 컴퓨터 시대 이전에 단말기의 터미널을 이용해 유닉스 시스템에 접속하여 그곳의 자원을 할당받아 사용하던 때가 있었다. PC가 개발되고 지금 내가쓰는 노트북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가 달려있지만, 인터넷 시대로 접어오면서 다시 많은 정보들이 미지의 '저쪽편'에 저장되게 된다.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도 내 PC에 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온라인 공간에 남기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4년 말에 두가지 큰 사건이 있었는데, 하나는 구글의 주식 공개와 IBM의 PC사업부를 중국 기업에 매각한 일이다. 주식 공개가 될때 구글의 연매출은 30억 달러였지만, 주식 총액은 공개직후 300억 달러에 달했다. (지금은 1000억달러가 넘죠?) 반면에 IBM의 컴퓨터 부분은 연매출 1백억 달러가 넘지만 20억달러가 채 안되는 액수에 넘겼다고 한다. 세상의 바뀌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롱테일과 공룡의 머리
 => 롱테일(Long Tail) 이론이 있다.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나 상품의 점유율 대부분은 상위 몇% 가 독식을 하지만, 그 뒤에는 엄청나게 많은 소외된 정보/상품들이 있다는 것이다. 책의 예를 들면 실제 제품을 파는 오프라인 서점의 경우 진열대 및 창고의 한계 때문에 일정 수량 이상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가 없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정보를 등록하는 비용이 거의 '영'에 가깝기 때문에 아마존은 230만권의 도서를 웹상에서 소비자에게 전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구글은 모든 도서관 자료를 스캔하여 온라인상에서 배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튠즈 뮤직스토에 등록된 100만곡 이상의 노래들이 최소한 1번 이상은 다운로드가 되었다고 하니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난 정보들이 인터넷 공간의 무한성으로 인해 접근 가능하게 되었다. 기존의 공룡의 '머리파'와 '롱테일파'의 대립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의제를 독점하고 있는 거대 언론사와 인터넷미디어 및 누리꾼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도 연관성이 있어보인다. 

웹 2.0
 => 웹에도 버전이 있을까? 웹2.0은 무엇일까? 솔직히 책을 읽고난 지금도 머리에 그 실체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무언가 불확실한 느낌. 이게 바로 인터넷 세상의 특징이겠지만, 숫자상으로 1.0에서 2.0으로 버전업이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해도 무언가 확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웹 2.0에서는 웹 서비스가 공개된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에 인터넷에서는 텍스트나 이미지가 여기저기 게시판을 통해 돌아다녔는데, 2.0시대에는 각종 서비스들이 여러곳에 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좋은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투브 동영상을 보기 위해 유투브에 굳이 접속하지 않아도 해당 영상을 링크만 하면 어느 곳에서든지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구글은 자신의 맵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을 호출하여 사용할 수 있는 연결 함수)를 공개하여 외부 업체들이 다양한 부가 서비스에 활용하도록 개방하고 있다. 웹 2.0 시대의 변화는 단순 정보의 copy&paste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까지 개방한다는 데 있다.

블로그와 총(總)표현사회 : "100명 중엔 적어도 한 명의 재밌는 사람이 있다." 
 => 블로그가 대중화되면서 내 의견을 쓰고 교환 하는 일이 매우 쉽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블로그가 다 가치를 가질 수는 없지만 엄청난 수의 블로그 중에서 기존 미디어의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요리 전문 블로거가 있고, 사진 전문 블로거가 있으며, 정치나 사회 문제에 심도 있는 글을 쓰는 블로거가 있다. 웹이 진화함에 따라 일방적으로 정보를 소비하던 대중들이 스스로 생산하고 공유하며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기존 미디어들이 블로그에 경계심을 갖는 이유일 것이다.


짧은 감상 :
솔직히 나는 IT산업에 대해서는 굉장히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PC통신을 즐겁게 쓰던 시절 인터넷을 접해보고는 '별로 재미 없네'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린 후 끝까지 PC통신의 텍스트 정보에 촛점을 맞추었다. 애플컴퓨터와 IBM계열의 XT PC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매일같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시대의 변화를 몸소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데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인터넷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06년에 씌여진 이 책을 지금 읽으면서, 그때 필자의 예측과 현재 시점에서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오픈 소스의 힘. 결국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OS를 만들어 MS와 애플을 압박하고 있고, 열린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그 규모가 더욱 빵빵해졌다. (참고 : 브래태니커 백과사전 항목수 6만5천개, 2006년 4월 영어 위키피디아 항목수 87만개, 지금의 영어 위키피디아 항목수 320만개)
요즘 새로 맡은 프로젝트 때문에 수학으로 가득찬 논문을 읽어야 하는데, 괴상한 기호가 난무하는 수학 이론을 위키에서 찾아가며 공부하고 있다. 찾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수준이 왠만한 수학책 이상이다. 위키피디아와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기존의 수학 책은 창고에 옮겨넣어도 될 듯하다.
애플 아이폰이 한국의 통신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생각해보면 IMF시절 무너진 한국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IT 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면 잠자는 토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빠른 발을 믿고 게으름을 피우는 토끼. 토끼를 깨워서 같이 가자고 할 거북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법률과 정치 체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새로운 세상의 문을 가로 막는 통신 업체들. 중소기업이 설자리를 철저하게 막아서는 대기업 시스템 등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듯 해서 답답한 생각이 든다. 정보혁명시대의 주도권 역시 미국이 가져가는 것일까 라는 걱정어린 우려도 있다.

일본에서 6개월동안 30만권이 팔려나갔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인터넷 세상과 그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훑어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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