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Sweet Cloud

cloudland.pe.kr

포토로그



2008/08/19 23:02

2008년 8월 14일 타나 대학교에서 마다가스카르의 미래를 찾다. 2008 마다가스카르

2008년 8월 14일 타나 대학교에서 마다가스카르의 미래를 찾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푹 잘 수 있어서 아침이 개운하다. 회사 다닐때는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하루 중에 가장 힘든 일과였는데, 자연스레 눈이 떠니지 참 신기한 일이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이 새벽에도 한두번씩 눈뜨게 하는 이유인가보다.

카탈라 호텔의 모닝 커피는 너무너무 맛있다. 오랫동안 이 맛이 그리울 것 같다. 정원에 앉아 차가운 빵과 따뜻한 커피가 주는 오묘한 조화를 만끽하면서 여행 중 마지막으로 어린왕자를 읽는다. 오늘 이 책을 그동안 신경써준 라라이나에게 줘야지.
한글, 영어, 프랑스어 세가지 언어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영어를 공부하는 그녀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행을 와서 이 책을 네번정도 읽은 것 같은데, 정말 읽을수록 새롭게 다가오는 의미들이 생겨난다. 밤하늘의 별을 세어 자기 소유로 만드는 상인의 별에서 너무 물질적인 것에 치우쳐 사는 내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있고, 제대로된 신하 하나 없는 절대군주의 별에는 어느곳에서나 국민들의 신임을 받지 못하는 정치에 대한 비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세계 어느나라던 정치는 국민의 공공비난 대상이라고 한다.) 오늘 읽은 어린왕자에서는 여우를 길들이고나서 헤어질때의 모습이 어찌나 안타깝던지... 나도 어느새 이곳 마다가스카르에 길들여졌나보다.
 < 편안한 분위기의 Le Kathala의 정원 >
< 카탈라의 모닝커피의 맛은 여행과 함께 오랫동안 기억될거다. >

식사를 마치고 나와 인터넷카페에가서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한다. 이메일을 쓰고, SMS를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 사이트에 접속하는데, 아무래도 거리도 멀고, 우리나라 사이트가 워낙 무거운 플래시 컨트롤들을 많이 사용해서 페이지 하나 로딩하는데 한참이 걸린다. 그것과 더불어 이곳은 프랑스어가 거의 공용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유니코드를 공유하는 한글이 파이어폭스에서는 깨져보인다. 아무리 Coreen으로 바꿔도 '???' 로만 보이는 우리 글자. 한숨을 푹푹 쉬며 감으로 어찌했든 문자 메시지는 보낸 것 같다.

튜어리즘 오피스로 가서 라라이나에게 모론다바와 이살로 국립공원의 무사 여행을 알리며 조언에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나지 못한 다른 마다가스카르 친구인 Vola에게 전할 선물을 부탁한다. 못만나는 것에 대해 아쉽지만 항상 모든게 만족될 수는 없으니까.
라라이나와 함께 할 마지막 저녁약속을 오후 6시에 하고, 기념품을 사기 위해 시장쪽으로 나온다. 마땅히 살 만한 기념품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아닌, 이곳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장이니만큼 생필품 파는 곳이 많다. 슬리퍼, 신발, 속옷, 공책, 연필, 담배, 아이들 장난감, 사탕, 과자 등 어릴때 엄마와 함께 다녔던 수원 남문시장의 기억과 비슷하다. 파는 사람도 많고, 사는 사람도 많은 시장. 브랜드와 유행이 중요한 서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브랜드를 따지는 사치는 이곳에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시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그림 전시회를 구경한다. 10주년이라고 하니까 연례행사인가보다.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 않은 이곳이라지만 예술에 관한한 어디가도 빠지지 않을 사람들이다. 거리에 저렴한 짝퉁 시디가 판을 쳐도 정품 시디 판매처인 SUPER MUSIC에는 늘 사람들로 가득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항상 웃으며 춤과 노래를 한다. 야외에서 하는 미술전시회. 수십여점의 그림이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사진을 똑같이 판박이한 세밀화부터 시작해서 마다가스카르의 풍경을 그린 수채화, 잘은 모르지만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는 듯한 추상화도 있고, 중앙에서는 Portrait를 그려주는 부스가 운영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초상화를 부탁하며 예술을 즐기고 있다.
< 미술전시회. 실내 갤러리가 아닌 야외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을 보는 행운을 얻다니. 무료 입장 >
< 소박하게 전시해놓았지만 아름다운 작품들 >

아이들이 모닥불에서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듯한 그림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한 노신사의 모습이 한편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사진촬영이 허가되지 않은 구역이라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백발의 노신사의 그윽한 눈빛이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어린왕자에서 여섯살때 화가가 되기를 포기했다는 나처럼 나도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 어렷을 때, 나름 열심히 그린 그림들이 여러 사람의 웃음이 대상이 되고 나서부터는 그림 그리는게 자신이 없다. 나중에 집에 가서 조용히 양한마리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는다.

Lisy Art Gallery는 마다가스카르의 모든 수공예품을 다루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규모가 큰 전시장 겸 판매장이다. 역시 친구인 라라이나가 가르쳐줘서 방문한 이곳에서 지인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고른다. 아쉽게도 역시 이곳에도 냉장고 자석이 없다. 아무래도 비슷한 형태의 기념조각에다가 자석을 붙여 직접 만들을 수 밖에... 2주간의 휴가를 내어준 우리 보스에 대한 충성심이다. ^^;
< 리지 아트 갤러리에서 기념품을 구경했는데, 사고 싶은건 많으나 갖고 가기도 벅차고, 가격도 부담되서... ^^ >

바오밥 나무가 그려져있는 나무 컵받침을 열개 샀는데, 회사 분들께 나눠주고 나면 다른 친구들에게 줄게 없다.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작은 미니 앨범을 만들어줘야지. 그게 가장 저렴하고 가장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 기념품 사는 욕심을 버리고 다시 시내로 돌아온다.

오후 세시가 되어 방문한 곳은 타나 대학교. 이곳에 있는 종합대학이다.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발전한것도 문제가 많든 적든 결국 교육의 힘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 나이기에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언덕에 자리잡은 타나 대학교의 캠퍼스는 다른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학문의 열기와 젊음이 싱그러움이 어우러져 나를 들뜨게 한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축구를 하는 학생들도 있고, 체육관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에어로빅에 열중인 학생들도 있다. 한곳을 우연히 지켜보다가 태권도복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발견하여 호기심에 그쪽으로 다가가보았더니 기쁘게도 역시 KOREA라는 선명한 다섯글자를 등에 새기고 있는 태권도복을 입은 타나 학생이다. 그곳 사이에서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학생들에게 자세 지도를 하고 있는 건장한 동양 청년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니 한국 사람이다. 마다가스카르에 와서 처음으로 만난 한국 사람.
근 열흘만에 한국말로 한국 사람과 대화하니 적응이 잘 안된다. 저녁때 친구에게 한국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서 한국음식점의 위치를 부탁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다시 캠퍼스를 거닌다.
< 타나 대학교 >
< 이과대 건물인 듯. 한 학생이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준다. >
< 마다가스카르섬 붉은 대지의 느낌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건물의 모습 >
<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멋있는 말 같아서 ^^ >
< 이곳에도 학생 커플은 존재한다. >
< 꽃잎이 두개인 신기한 꽃을 발견했다. >
< 타나 대학교에서 태권도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한국인 청년 >

운동장 왼편으로 가보니 푸른 숲이 우거져 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노는데, 근처에 아이들이 사는지 여럿이 몰려나와 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아이들이랑 노는거라면 자신 있는 나. 작은 나무가지에 손닿기 점프 놀이를 하기에 그 장면을 연사로 찍어 재밌는 장면을 포착해 보여주니 너무나도 즐거워한다. 카메라 프레임속에 들어가는 자기들의 모습이 너무 재밌는지 너도나도 앞다퉈 사진을 찍고 LCD로 확인하고 다 함께 웃고 하는 놀이를 반복한다. 엄마도 나오고 이모같으신 분들도 나오고, (말이 안통하니 가족관계를 전혀 알수가 없다. ㅜ.ㅜ) 아장아장 너무 이쁜 아가도 나온다. 한명 한명 이름을 불러주는데 솔직히 받아 부르긴 했지만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열명 가까운 아이들 속에서 즐겁게 노는데 갑자기 둥글게 손을 잡고 모여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어라?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ㅜ.ㅜ 저 멀리서 대학생들이 나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망신스럽게 춤을 출 수도 없고. -_-(그림을 못그리듯 춤을 추는 것도 못한다. 뻣뻣함)
가방에서 재빨리 똑딱이 카메라를 꺼내 동영상을 촬영한다. 아이들의 즐거운 노랫소리와 동작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보여주니 너무나 좋아한다. 그 밝은 웃음소리만큼 나도 행복하다. 라라이나와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손목시계를 가르키며 가야한다는 손짓으로 바이바이를 하니 아이들 쉽게 수긍하며 즐겁게 바이바이를 외친다. 너무나 아름다운 아이들 덕분에 이곳 타나 대학교가 갑자기 친숙해져버렸다.
< 하늘 위로 점프!! 하며 놀기 >
< 쏙 빼닮았다. >
< 시원한 웃음 >
< 맑은 눈의 아이들 >
< '저도 이 집 식구랍니다.' >
< 한두번 잡아본 자세는 아닌 듯 능숙하게 자리잡고 셔터소리를 기다린다. 귀여워 >
< 이 사진은 나에게 오랜 추억을 안겨줄 것 같다. 귀여운 아이들 ^^ >
< 사람이 많으니 정신이 없어요~~ >
< 코리아 살로마~~ >

< 언제나 나에게 즐거움을 준 마다가스카르 사람들 >
< 타나 대학교 학생들. 젊음이 좋다!! >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며 함께 논 나를 여럿 학생들이 보았는지 나를 불러 자기들의 사진도 한장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우아하게 폼을 잡는 학생들. 그 순간을 포착해서 보여주니 내가 봐도 근사하다. 주먹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무언가 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든다.

숙소에 두고온 인화기에 남은 필름 몇장을 생각하며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아이들의 단체 사진과 이곳 학생들의 사진을 숲 옆에 있는 강의실 벽에 붙여놓으면 내일 아침 아이들이 좋아하겠지? 후후후

남은 시계를 보며 재빨리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가서 스카치테이프와 가위를 빌리고, 방에서 인화기로 사진 몇장을 뽑은 후애 I Love Tana. from Korea라고 쓰고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여섯시까지 라라이나 사무실에 가야하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빠듯하다. 아무튼 학생들과 아이들이 깜짝 놀랄 즐거운 상상을 하며 야간 강의를 하고 있는 도중에 몰래 사진 네장을 붙이는데 성공한다. 학생들 사진은 위쪽에 아이들 단체 사진들은 눈높이에 맞춰서 아래쪽에. 몰래 작업하는 도중에 강의실에서 한 여학생이 나오더니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하지만 해는 져서 아무것도 안보이니 걱정없다. 아무튼 사진 붙이기를 성공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갖고 다시 시내로 오기위해 뛰기 시작한다. 약속시간이 촉박하고 캠퍼스 안에는 택시가 없어서 열심히 뛰지만 몸이 굼떠서 걷는거나 뛰는거나 속도가 비슷한 것 같다.
< 요거 붙이러 갔다 오느라 친구 약속시간에 늦어버렸다. 많이 미안하지만,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리란 믿음이 있으니까. >

언덕을 내려가는 곳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급하게 센터로 가자고 하지만, 이곳도 저녁 퇴근시간에는 차가 막히는 법. 조금 가는가 싶더니 좁은 도로에 도무지 꼼짝하지 않은 차들 때문에 걷는게 빠르겠다 싶어서 열심히 걷고 뛰고를 반복해서 사무실에 도착하지만 이미 시간은 여섯시반이 훌쩍 넘어버렸다.

내일 아침에 떠난다고만하고 7시 비행기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 아침 찾아올 것을 생각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나보다.

아.. 미안해서 어쩌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무실 건너편에 우두커니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라라이나 사무실 앞에서 캔으로 자동차 모형을 만들어 파는 노점 가게 청년이 라라이나가 여섯시에 집에 갔음을 알려준다. 타나 대학교에서 괜한 장난 때문에 고마운 친구와 작별인사를 못하게 됐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메어진다. 할 수 없지... 이곳에 다시 와야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겼다며 위안을 하고, 그동안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라라이나 친구가 일하는 DUO라는 식당으로 가서 홀로 저녁을 시켜 먹는다.

미안하다는 작은 메모를 적어 친구에게 전달을 부탁하고,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지금.

여행이란 뜻밖에 즐거운 일도, 때로는 아쉬운 작별을 나눠야 할 때가 있음을 깨달으며,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덧글

  • respect 2008/08/25 14:10 # 삭제 답글

    저 꽃은 꽃기린이란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는 식물상이 우리나라랑 많이 비슷하더라구요 ^^
  • 구름터 2008/08/25 14:56 #

    아 그래요? 꽃기린! 관상용으로 구입이 가능하면 하나 사야겠어요. 색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정보감사합니다. ^^
  • 2010/09/05 19:23 # 답글

    안녕하세요!
    일주일 후면 마다가스카르로 떠나는 예비 여행자입니다 :D
    마다가스카르 후기가 그닥 많지 않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중이에요
    8월에 가신 것 같은데, 날씨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요
    옷차림은 반팔 반바지이신 걸로 보이는데
    아침 저녁으로는 춥다고 하니 약간 감이 안 오네요
    답변 부탁드려요!
댓글 입력 영역



국경없는 의사회

Knowhow

방명록

발자취 남기기

글귀 하나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 中

Adsense_squre2

통계 위젯 (화이트)

63
26
234622

Adsense_squre3 (ver 0.04)